[2026 심층진단] 광주·전남 행정통합 ‘퍼스트 펭귄’ 등극… 진짜 특례시의 완성은 ‘쇼핑몰’ 아닌 ‘광역 철도망’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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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장 전경 및 광주전남 행정통합 특별법 통과 상징 이미지
국회 법사위에서 전남광주 통합 특별법이 통과되며 본격적인 행정통합의 신호탄이 올랐다.

1. 엇갈린 운명: 광주·전남은 통과, 대구·경북은 보류

2026년 2월 24일, 광주·전남 행정통합의 법적 근거가 되는 ‘전남광주 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유일하게 통과하며 ‘9부 능선’을 넘었습니다. 함께 상정되었던 충남·대전통합법안과 대구·경북통합법안은 처리가 보류되며 지역별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습니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대구·경북과 충남·대전의 경우 시민 찬성 여론이 높지 않고, 특히 대구시의회가 통합 추진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는 점을 들어 법안을 전체회의 표결 안건에 올리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국회의 결정에 지역 사회의 반응은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 광주·전남 (환영): 시·도의회 의결을 거치는 등 절차적 정당성을 앞세워 ‘퍼스트 펭귄’으로 나섰다는 평가입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핵심 권한 이양을 관철했다”며 환영했고, 지역구 의원들은 군공항 이전과 신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 대구·경북 (반발): 경북도의회는 광주·전남과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박탈감을 표출했습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역시 “정쟁으로 멈출 시간이 없다”며 조속한 재논의를 촉구하며 여야 책임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구분 광주·전남 행정통합 대구·경북 행정통합 충남·대전 행정통합
법사위 결과 의결 (유일 통과) 보류 보류
보류/통과 사유 시·도의회 의결 절차 등 공감대 확보 대구시의회 반대 성명 등 여론 수렴 부족 시민 찬성 여론 저조
향후 일정 3월 초 본회의 통과 예상 7월 출범 일정 불투명 6월 지선 전 통합 차질 불가피

광주-화순, 광주-나주 광역철도 노선도 및 통합 교통망 인포그래픽

광주와 전남을 60분 생활권으로 묶기 위한 광역철도 핵심 노선망.

2. 경제성(B/C)의 덫에 빠진 광역철도, 왜 다시 불씨를 살려야 하나?

현재 광주 지역의 최대 화두는 임동 전방·일신방직 부지의 ‘더현대 광주’, 3조 원이 투입되는 ‘광천복합터미널’, 그리고 ‘어등산 스타필드’ 등 대형 복합쇼핑몰 유치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남도인사이트의 분석은 다릅니다. 이 거대한 소비 블랙홀들이 호남권 전체의 경제 활력소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광주와 전남을 하나로 묶는 ‘광역 교통망(철도)’ 구축이 절대적인 선결 과제입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현실을 짚어봐야 합니다. 왜 그동안 광주~화순, 광주~나주 광역철도 구축은 번번이 예비타당성 조사(예타)의 문턱을 넘지 못했을까요?

뼈아픈 현실: “탈 사람도, 이용할 기업도 부족하다”

과거 2008년부터 추진된 광주~화순 광역철도(11.58km)의 경우, 예타 핵심 지표인 비용 대비 편익(B/C) 점수가 0.41이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2·3·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서 잇따라 탈락한 이유도 명확합니다.

  • 수요 부족: 철도를 이용할 배후 거주 인구가 수도권 대비 턱없이 부족합니다.
  • 산업 기반 취약: 철도망을 화물이나 비즈니스 용도로 적극 활용할 대규모 앵커 기업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습니다.

판을 뒤집는 미래 비전: AI와 재생에너지의 심장부

하지만 이제는 셈법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로 수도권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한 균형 발전 논의가 탄력을 받는 가운데, 통합특별시의 핵심 비전은 광주를 ‘AI(인공지능)와 데이터센터의 중심’으로, 전남을 ‘재생에너지와 미래 신산업의 메카’로 키우는 것입니다.

AI 데이터센터가 돌아가기 위해서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고, 이는 전남의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인프라와 직결되어야 합니다. 결국 사람과 데이터, 자본이 두 지역을 거침없이 오가게 만들려면 ‘무엇을 하든 일단 교통망부터 깔려 있어야’ 합니다. 화순전남대병원(의료 융합)과 나주혁신도시(에너지·공공기관)를 잇는 핏줄이 연결되어야만 기업이 내려오고, 청년이 머물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 완성됩니다.


남도인사이트 발행인 오피니언 리더용 일러스트

💡 발행인의 시선: 남도인사이트의 제언

“철도는 수요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수요를 창출하는 혈관입니다. 화순, 나주를 넘어 더 멀리, 그리고 더 가깝게 호남을 하나로 묶어야 합니다.”

이번 국회 법사위의 결정 과정을 두고 대구·경북 지역의 반발이 거셉니다. 하지만 기울어진 정치 지형 속에서, 집권 여당이 쥐고 있는 입법 주도권을 활용해 호남의 미래 생존권을 먼저 확보한 것은 현실 정치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소셜 미디어를 통해 최소한 해당 지역이 대체적으로 공감하는 절차적 동의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광주전남통합특별시’라는 화려한 간판보다 중요한 것은 내실입니다. 오는 7월 출범을 앞두고 정치권이 당장 사활을 걸어야 할 곳은 여의도 의사당이 아니라, 국토교통부의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심사 테이블입니다.

지방에는 사람이 없고 기업이 없으니 철도를 놔줄 수 없다는 중앙정부의 낡은 경제성(B/C) 논리에 정면으로 맞서야 합니다. “철도가 없으니 기업이 오지 않고, 사람이 떠나는 것”이라는 선후 관계의 역전을 명확히 주장해야 합니다.

복합쇼핑몰이라는 거대한 심장을 뛰게 하고, AI와 재생에너지라는 새로운 뇌를 움직이려면 튼튼한 동맥이 필요합니다. 광주와 전남이 화순, 나주를 넘어 더 멀리 뻗어 나가고, 동시에 물리적·심리적으로 더 가까워지는 것. 그것이 이번 행정통합이 성공하기 위한 단 하나의 절대 조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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