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행정통합 강기정의 비전 vs 김영록의 생존… ‘청사 위치’ 빠진 위태로운 통합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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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엇갈린 세일즈, 숨겨진 뇌관… 통합 열차는 어디로 가는가

광주·전남 행정통합을 향한 시·도지사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2026년 1월 말, 여수와 곡성에서 목격된 두 리더의 ‘통합 세일즈’는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강기정 시장은 ‘확장’을, 김영록 지사는 ‘생존’을 팔았다. 화려한 수사학 뒤에 가려진 ‘청사 위치’라는 뇌관과 2026년 지방선거라는 정치적 시간표. 남도인사이트가 M&A(인수합병)의 관점에서 이번 통합 논의의 허와 실을 입체적으로 분석했다.

2026.01.30 = 남도인사이트 정치팀

1. 타겟 따라 달라지는 ‘카멜레온 전략’: 비전 vs 생존

30일 여수를 찾은 강기정 광주시장과 전날(29일) 곡성을 방문한 김영록 전남도지사의 메시지는 장소와 청중에 따라 철저히 기획된 ‘맞춤형 전략’이었다.

산업 도시 여수에서 강기정 시장은 ‘소멸’ 대신 ‘확장’을 꺼내 들었다. 그는 “광주의 AI·모빌리티 기술과 여수의 에너지·화학 산업이 결합해야 수도권과 경쟁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미 경제 기반이 탄탄한 동부권 민심을 의식해, 흡수 통합의 공포를 “연방제 수준의 자치권을 확보해 판을 키우는 기회”라는 거대 담론으로 덮으려는 시도였다.

반면, 인구 소멸 위기가 닥친 곡성에서의 김영록 지사는 ‘생존’을 팔았다. 김 지사는 “통합이 되면 도지사 권한으로 그린벨트를 풀고, 개발 규제를 없앨 수 있다”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실리적인 ‘당근책’을 제시했다. “대구·경북, 부울경이 뭉치는데 우리만 가만히 있으면 호남은 고립된다”는 그의 발언은 지역민의 생존 본능을 자극하는 ‘공포 마케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2. 화려한 포장지 속 뇌관… “본청은 어디로 갑니까?”

문제는 이토록 정교한 세일즈 전략이 정작 도민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디테일’ 앞에서는 무력해진다는 점이다. 설명회장 스크린은 장밋빛 미래로 가득 찼지만, 갈등의 핵인 ‘청사 위치(본청 소재지)’에 대한 명확한 답은 없었다.

김영록 지사는 “과거 도청이 남악으로 가면서 그 지역이 발전하지 않았느냐”며 남악 사례를 방패 삼아 ‘광주 빨대 효과’ 우려를 불식시키려 애썼다. 강기정 시장 역시 구체적인 위치 언급은 피한 채 “특례시 권한” 등 추상적인 혜택만 나열하며 쟁점을 우회했다.

두 리더가 ‘각론 없는 총론’만 외치는 사이, 전남 서부권(무안·목포)의 반발은 임계점을 넘었다. 지난 27일 무안군의회가 삭발 투쟁까지 불사하며 “주민 동의 없는 밀실 통합 반대”를 천명한 것은, 알맹이 빠진 설명회가 오히려 불신만 키우고 있음을 방증한다.

3. 2026년 지방선거 앞둔 ‘정치적 속도전’

지역 정가에서는 이 급박한 통합 드라이브의 배경으로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지목한다. 선거를 1년 5개월 앞둔 시점, 재선을 노리는 두 단체장이 ‘골든타임’을 명분 삼아 가시적인 성과 만들기에 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십 년간 고착된 지역 불균형과 이해관계를 단 몇 달 만에 ‘탑다운(Top-down)’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시도 자체가 무리수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 [팩트 체크] 최근 3일간 통합 이슈 타임라인

  • • 1.27(화): 무안군의회, 전남도청 앞 삭발 시위 “졸속 통합 반대”
  • • 1.29(목): 김영록 지사 곡성 설명회 “규제 완화·생존론” 강조
  • • 1.30(금): 강기정 시장 여수 설명회 “AI+에너지·확장론” 강조

💡 남도인사이트: 비즈니스 관점의 분석 (Publisher’s Note)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가장 위험한 계약은 ‘시너지(Synergy)라는 환상’만 있고 ‘PMI(합병 후 통합 과정)’ 계획이 없는 경우입니다. 지금의 광주·전남 행정통합은 마치 계약서에 도장도 찍기 전에 ‘우리 합치면 매출 2배 됩니다’라고 주주들을 설득하는 부실 상장 설명회와 닮았습니다.”

“본사(청사)를 어디에 둘 것인지, 중복되는 부서(권한)는 어떻게 구조조정할 것인지에 대한 치열한 ‘주주 간 계약(Shareholders Agreement)’ 없이는 어떤 M&A도 성공할 수 없습니다. ‘선(先)결혼 후(後)연애’ 방식은 비즈니스에서도, 행정에서도 필패의 공식입니다. 지금 필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무안과 서부권이라는 ‘핵심 주주’를 설득할 구체적인 보상안(Deal)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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