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진단] 목포대 순천대 통합, ‘의대’ 향한 청혼인가 ‘위장 결혼’인가

ADVERTISEMENT

2026년 1월 27일, 전남 동부와 서부를 대표하는 두 거점 국립대인 목포대학교와 순천대학교가 마침내 ‘통합’을 위한 테이블에 마주 앉았습니다. 양 대학은 교육부의 ‘글로컬대학30’ 지정과 의대 유치를 위해 “대학 통합을 전제로 한 논의를 공식적으로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습니다. 당초 전남도가 줄기차게 요구했던 ‘정원 200명’은 지난 22일 정부 논의 과정에서 ‘100명’으로 대폭 축소되어 가닥이 잡혔습니다. (관련기사: 1월 22일자 언론 보도)

파이는 반토막 났는데, 식구는 합쳐야 하는 상황. 표면적인 명분은 ‘학령인구 감소 대응’이지만, 줄어든 ‘의대 정원 100명’과 하나뿐인 ‘대학 병원’을 놓고 앙숙이던 두 대학이 과연 웃으며 악수할 수 있을까요? ‘적과의 동침’이 시작된 진짜 이유입니다.


💡 Insight Check
남도인사이트는 이미 경고했습니다. 의대 유치전의 득과 실, 그리고 숨겨진 쟁점은 무엇일까요?
👉 [관련기사] 전남 국립 의대 유치, 장밋빛 미래만 있을까? (심층분석 다시보기)
목포대 순천대 통합 합의 악수하는 총장들
▲ 지난 22일, 통합 의대 신설을 위한 기본계획서 제출에 합의하며 악수하는 송하철 목포대 총장(왼쪽)과 이병운 순천대 총장. 이들의 미소 뒤에는 복잡한 셈법이 숨어있다. (사진=각 대학 제공)

거리 100km의 ‘장거리 부부’, 성공할까?

축포를 터뜨리기엔 우려가 너무 큽니다. 비즈니스 M&A(인수합병) 관점에서 볼 때, 이번 통합은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은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큰 장벽은 ‘물리적 거리’입니다. 목포대(무안)와 순천대(순천)는 차로 1시간 30분, 거리로는 100km가 떨어져 있습니다. 캠퍼스 간 셔틀버스를 운행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교수들이 회의 한 번 하려 해도 하루를 공쳐야 합니다.

과거 ‘경상대-경남과기대’나 ‘전남대-여수대’ 통합 사례를 봅시다. 지리적으로 가까워도 화학적 결합에 수년이 걸렸습니다. 하물며 생활권과 정서가 완전히 다른 동부권과 서부권의 대학이 ‘의대’라는 목적 하나만으로 뭉쳤을 때, 과연 그 결속력이 얼마나 갈까요?

숨겨진 뇌관: “그래서 병원은 어디에 짓는데?”

통합 선언문에는 빠져 있는, 하지만 지역민 모두가 주목하는 진짜 뇌관이 있습니다. 바로 ‘대학 병원(상급종합병원)’의 위치입니다.

의대 정원이 100명으로 확정된 상황에서, 수천억 원이 투입되는 메인 대학 병원을 두 곳 다 짓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결국 ‘본원은 어디로 가느냐’를 두고 2차 전쟁이 예고되어 있습니다.

🔵 순천 (신대지구 등)

인구가 많고 여수·광양 산단을 끼고 있어 ‘병원 수익성’이 탁월함. 경제 논리로는 우세.

🔴 목포 (남악/옥암 등)

전남 도청 소재지이자 섬 지역 의료 거점. ‘의료 공공성’과 정치적 명분에서 우세.

어느 한쪽으로 결정되는 순간, 탈락한 지역의 반발은 ‘통합 파기’ 선언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마치 결혼식 날짜는 잡았는데, 신혼집을 어디에 차릴지 합의하지 않은 위태로운 커플과 같습니다.

“통합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병원 부지라는 ‘폭탄 돌리기’가 끝나야 진짜 통합이다.”

목포대 순천대 통합의 실리를 가져가기 위한 줄다리기
‘의대’라는 외줄 위, ‘병원’이라는 시한폭탄: 물리적 거리 100km를 넘어 ‘국립 의대(정원 100명)’ 유치를 위해 통합이라는 아슬아슬한 다리 위에 선 목포대와 순천대. 하지만 다리 밑에는 ‘대학 병원 본원 위치’라는 시한폭탄이 매달려 있다. ‘공공성(목포)’과 ‘수익성(순천)’을 내세우며 폭탄을 자기 쪽으로 끌어오려는 양측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통합의 미래가 순탄치 않음을 예고한다.
(그래픽=남도인사이트)

‘먹튀 통합’이 되지 않으려면

이번 통합이 국립 의대 유치를 위한 ‘신의 한 수’가 될지, 아니면 예산만 타내려는 ‘위장 결혼’이 될지는 이제부터의 디테일에 달려 있습니다.

정치권과 대학은 장밋빛 미래만 선전할 것이 아니라, 갈등 요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기능적 분담’을 확실히 해야 합니다.

  • 의대 캠퍼스 이원화: 예과·본과 분리 및 임상 실습 병원 공유
  • 지역 특성화: 순천은 첨단 바이오·산업 의료, 목포는 해양·공공 의료로 특화
  • 물리적 연결: 두 캠퍼스를 잇는 고속 셔틀 및 연구 인프라 공유 시스템 구축

어렵게 성사된 통합입니다. ‘의대’라는 과실만 따먹고 헤어지는 ‘먹튀 통합’이 되지 않도록, 200만 전남도민 모두가 감시자가 되어 지켜봐야 할 때입니다.

👁️ 발행인의 시선 (Publisher’s Insight)

“M&A의 성공 법칙, 그리고 대학 통합”

비즈니스 세계에서 기업 간 인수합병(M&A)이 성공할 확률은 30%가 채 안 된다고 합니다. 하물며 이윤 추구라는 명확한 목표가 있는 기업도 그런데, 지리적으로 100km나 떨어져 있고 정서적으로 완벽히 분리된 두 거대 국립대학의 결합은 난이도 최상의 과제입니다.

지금의 통합 선언은 ‘의대 정원’이라는 달콤한 혼수품을 받기 위한 전략적 제휴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시험대는 혼수를 받은 직후 찾아올 것입니다. 의대 캠퍼스와 대학 병원이라는 ‘안방’을 누가 차지할 것인가. 이 기득권을 서로 내려놓지 못한다면, 오늘의 통합 신청서는 훗날 ‘이혼 서류’로 변할지도 모릅니다.

결국 열쇠는 ‘양보’입니다. 정치적 셈법을 떠나, 전남의 의료 공백 해소라는 본질에 집중할 때 비로소 ‘화학적 결합’은 완성될 것입니다.

– 남도인사이트 발행인
ADVERTISEMENT

댓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error: Content is protected !!